알찬 방학생활에 대하여.


 
 방학은 뭐랄까

 물이 그득 들어서 한 입 베어물면

 옷이고 소매고 잔뜩 바알간 물이 들어버릴 수박 마냥

 알이 실하게 보내야 될것만 같아.

 혹시 세뇌?!


 단순한 더위사냥용 휴식기간은 

 이미 교복과 보송한 솜털을 반납하고 넘어온 10대와 20대의 경계에서
 
 그 사전적 의미를 갈아치워 버렸달까.



 지금 내가 이렇게 한숨 푹푹 쉬고 있는건 말이지

 일단의 계획을 24등분한 피자 속에 잔뜩 채워쓰고 엄마앞에 생색을 내고,

 다음날 아침 느즈막히 일어나 보란듯이 방바닥에 배를 깔고 읽었던 

 소설책 서른마흔다섯권. 그 주인공 이름조차

 외우지 못했던 그런 아이다움이 그리워서가 아니라

 
 점점 나이가 들어 그 강산 한번 변하고 나서도

 여전히 줄 가득 빽빽히 꽂아둔 계획표를 망연히 바라보며

 내일 먹을 라면의 종류를 고민하는 내가 우습기도 하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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